올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강원 강릉 양돈농가에서 16일 발생하면서 지역농가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11월24일 충남 당진에서 발생한 이후 두달 가까이, 강원지역에선 2024년 11월3일 홍천 사례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더욱이 강릉은 사상 처음으로 발생지역에 이름을 올려 지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같은날 충남 천안 산란중추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하면서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ASF·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따르면 강릉 ASF 발생농장은 돼지 2만150마리를 사육하던 곳이다. 16일 돼지 폐사가 증가하자 농장관리자가 가축방역 기관에 신고했고 방역당국의 정밀검사 결과 이튿날 최종 확진됐다. 이 농장은 과거 ASF 발생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해당 농장이 큰 사육규모를 보이는 데다 농장주 또는 가족이 운영하는 계열 농장을 강원 6곳, 경기 3곳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수본은 관련 지침에 따라 발생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전부를 살처분했다. 발생농장 방역대(반경 10㎞·방역지역) 내 농장 10곳과 역학 관계가 있는 도축장과 관련 농장 875곳에 대해서도 긴급 임상검사를 시행했다. 관련 차량 312대에 대해선 세척·소독에 돌입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18일 기준 1차 정밀·임상 검사 결과 방역대 내 농장 10곳과 발생농가의 가족 명의 농장 9곳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점이다. 발생농장의 출하 돼지를 보관하던 충북지역 도축장 2곳에 대해서도 충북도가 하차대·계류장 등 환경검사를 벌인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함께 보관 중인 다른 농장 지육도 전부 음성이었다. 발생농장의 보관 지육도 추가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파악됐지만 방역당국은 전문가 회의를 거쳐 발생농가 출하지육 전량인 150마리분만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생 원인에 관해 궁금증이 증폭된다. 조우형 대한한돈협회 강원도협의회장은 “ASF 발생농장은 야생멧돼지가 흔히 출몰하는 지역도 아닐뿐더러 돼지 이동차량도 자체적으로 운영 중이어서 감염 원인 추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강릉지역의 한 양돈농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껏 화천·춘천 지역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가 거의 매일 있었다”며 “야생멧돼지 개체수라도 감소시켜 ASF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수본 회의에서 “강릉 ASF는 해당 지역에서 첫 발생인 만큼 강원도는 도로 소독과 농장 차단방역 관리에 빈틈이 없는지 점검하고 농가들도 농장 출입 통제, 소독 등 기본적인 차단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